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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삼강주막은 영원해야 합니다.
작성자이순창 @ 2009.04.21 11:45:34
 

  삼강주막에 관한 제언

 

 

 

 





  삼강주막은 우리 고향 예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뿐인 주막입니다. 유옥련 할머니는 살아생전에 고생만 하시다가 세상을 버리시고 그 터를 지금은 전국에서 하루에도 수십 명씩 찾아오는 사람들로 명소 아닌 명소가 되었습니다.

  유옥련 할머니의 생애를 우리 주막이 보여준 문화, 삶, 질곡 등을 그대로 투영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소설을 쓰고 방송일을 하는 작가입니다.

  어느 날 유할머니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노래라도 그 한을 달래 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작사를 했습니다.

  낙동강 굽이굽이 회룡포를 감싸 돌고/ 금모래빛 강가에는 물새가 우네/ 주모는 어디갔소/ 어디로갔소/ 백년 주객 나그네가 비에 젖는 구나/ 아....아.....삼강나루 그 나루터엔/ 고목만 홀로 남아/ 세월의 꽃을 피우네.

  그리고 내 생애 처음 지는 이 노래 가사를 평소 잘 아는 박용진 작곡가에게 줘서 작곡을 하게 했는데 곡이 느리긴 해도 아주 흡족했습니다. 또한 이곡을 가수 강민주에게 부르게 하여 임시 녹음을 하고 인터넷에 올렸는데 조회 1천 회가 넘은 지 오래고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하루에도 10여 명씩 즐겨 듣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제갈 승이라는 가수가 정식으로 노래를 부르고 취입을 하여 방송과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단 표지 사진을 찍는다고 연락이 오고 가수, 작곡가 모두가 삼강나루를 간다고 하기에 저도 동행했습니다. 비가 오고 있었습니다. 주막에 비가 오면 막걸리 생각이 저절로 나고 주막은 운치가 더 있는 법이지요. 삼강주막에 도착하여 간단한 사진을 찍고 주모를 찾았습니다.

  아파서 안 나온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알고 다시 마을 회관을 찾았습니다. 부녀회장님께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셔서 다시 삼강주막으로 갔고 방에서 군 문화관광과에서 나오신 주사님이 계셨습니다. 삼강나루 개발도를 보았습니다. 고생이 많으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또 마을 총무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노래에 대한 충고도 있었습니다.

  노래 속에 주막이라는 말이 한 마디도 없었는데 사실 강민주가 부른 노래에는 있습니다. 이번에 실수 ‘주막’을 ‘추억’으로 바꾼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우리는 즉시 노래를 다시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2대 주모가 아프다고 하는데 어디가 많이 편찮으시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총무님이 그 주모는 우리 삼강리 주민들이 세우긴 했어도 개인적으로 여기 와서 장사를 했고 이젠 쫓아내고 우리 부녀회가 직접 운영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연 실색했습니다.

  관광객들이 삼강주막을 찾는 이유는 바로 주막이라는 문화를 배우고자 오는 것입니다. 단지 구경을 오는 분들도 있겠지만 삼강주막을 알리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주모가 새로 왔다는 것입니다.

  어느 주막이든 주모는 한 사람일 수 없습니다. 주막을 하다가 떠나가면 다른 주모가 와서 새로운 주막문화를 만들어내고 그 가운데 주막의 역사는 이어지고 전국의 주객들은 주모의 정과 주막을 찾는 사람들의 정담을 통해서 또 하나의 추억과 인생을 배우고 가는 것입니다.

  주모들 중에서는 점잖은 주모도 있고 걸쭉한 육자배기에 한을 달래는 주모도 있을 것입니다. 주막은 바로 그것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마을 부녀회에서 운영을 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술집이고 무늬만 주막일 수밖에 없습니다.

  새마을 부녀회에서 파는 막걸리라면 굳이 삼강 주막을 안가도 시골 마을에 가면 어디서든지 사 먹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욕심이고 상술일 뿐입니다. 주막은 주모가 생명입니다.    

  그리고 주막은 결코 상술이 판치는 관광단지로 변질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주모가 술을 팔다가 손님이 많아 한 채 더 필요하면 그때 손님들과 상의하면 기발한 아이디어도 나오고 또 하나의 명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왕창 지어서 관광단지화 한다고 해서 그것이 얼마나 가겠습니까? 그 예가 바로 안동 하회마을입니다. 초창기에는 정말 양반 문화의 산실로 아주 비싼 입장료를 내고도 전국적으로 관광객이 들끓었습니다. 그런데 욕심이 생겼습니다. 관광객을 봉으로 보고 너도 나도 술집과 음식점을 열고 하루 종일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그 순수했던 양반의 문화, 체통도 헌신짝처럼 버렸습니다. 안동 하회 마을에 가면 장사꾼과 숙박업소만 판을 치고 정작 볼 것은 없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찾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안동 하회마을과 안동시는 나중에야 그것을 깨닫고 상가와 음식점, 숙박업소를 마을 밖으로 내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돈 맛을 본 주민들이 쉽게 나가지 않습니다. 아직도 하회마을 본래의 모습을 찾는 요원해 보입니다.

  강원도에 가면 정동진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일출로 유명하지요. 그런데 정동진에 가면 온갖 모텔과 음식점, 술집만 득실거리고 정동진의 정서는 이제 찾을 길이 없습니다.

  독립영화 워낭의 소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영화를 찍은 감독은 자신이 2년간 공들여 찍은 이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모 방송국에 가져갔습니다. 결과는 이것도 다큐멘터리 축에 들어가느냐는 홀대만 받고 쫓겨났습니다.

  여기서 방송국 관계자들은 지극히 정형화되고 틀에 짜인 다큐멘터리만 찍고 그것을 자랑으로 여겼는데 촬영도 엉성하고 편집도 엉성한 워낭의 소리가 마음에 들턱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송국 관계자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가장 순수한 인간과 동물의 정을 놓친 것입니다.

  이 영화는 개봉되어 3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고 대통령까지 보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늙은 소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낡은 라디오가 이 영화의 주인공들입니다. 봉화의 산골마을은 졸지에 관광마을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할아버지는 소와 함께 했던 그 순수한 할아버지가 아닙니다. 제발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 것도 할아버지의 절규입니다.

  그렇습니다. 박수근과 이중섭은 살아생전에 입에 풀칠도 못한 가난에 허덕이다 갔습니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이제 한 점만 팔아도 아파트 몇 채를 살 수 있는 돈이 오고 갑니다. 그 그림에 화가의 혼이 남아 있겠습니까? 

  삼강주막은 유옥련 주모의 혼자서 외롭게 지켜온 그 위대한 혼이 살아 있는 주막이 되어 영원히 우리들 가슴에 남는 그런 주막이 되어야 합니다. 2대 주모는 넉살이 좋았고, 3대 주모는 노래를 잘 불렀지요.

  주모는 손님이 하소연을 듣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주막아리랑을 구슬프게 불러주는 주모였다고 기억이 되면 얼마 좋겠습니까?

그리고 어떤 주모는 육두문자를 하도 잘 써 욕쟁이 주모로 알려지고 어느 시인 묵객이 술 한 잔 걸치고 나서 멋진 시 한 수 지어 벽에다 걸어놓고 간다거나, 어떤 서예가가 주모 치마폭에 한 시 한 수를 남겨 놓았다는 말이 나오는 그런 삼강주막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또 어느 실직자가 우연히 삼강주막을 찾았다가 주모가 들려주는 구수한 얘기 용기를 얻어 다시 일어섰다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어느 중년 남자가 이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주막을 찾았더니 주모가 위로해 주어 너무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주모는 꼭 주민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고 팔도 주모가 다 삼강주막의 주인이 될 수 있고 나이가 꼭 든 할머니여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주모는 술과 손님과 자신이 하나가 되어 인생의 희로애락을 그곳에 찾고 행복하게 인생을 살다 갈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군과 마을에서는 한 발자국 물러나서 지켜보고 주모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여건만 만들어 주면 됩니다.

  삼강주막은 그곳을 찾는 수많은 주객들이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굳이 과거로 갈려고 할 필요도 없고 현재를 바르게 보고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호흡하는 새로운 주막을 창조해 가는 그런 주막이 되어야 이 주막이 나중에는 다시 추억이 되고 역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터전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예천 군민과 삼강주막을 사랑하는 분들의 지혜가 아쉽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고향 예천의 무궁한 발전과 건승을 빕니다.

답글제목[답변]삼강주막은 영원해야 합니다.
작성자김세일 @ 2009.04.22 10:03:11

평소 군정에 남다른 관심으로 군정에 대해 조언을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삼강주막에 관한 애착과 노래까지 작사를 해서 우리 지역을 널리 알려주는 애향심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우리군에서나 삼강마을에서도 귀하께서 염려하시는 주모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고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귀하의 고견을 참고하여 주모 문제에 대해 개선방안을 강구해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군정에 대한 관심과 협조바랍니다.
혹여 삼강주막에 관하여 궁금하신 사항이나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문화관광과로(☎650-6396) 전화주시면 성심껏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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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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