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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자랑1964:강사필監司(6)
예천의 자랑(1964) : 예천 사람 강사필 監司(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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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필 [記事] : 명종실록 32권/ 명종 21년(1566 병인 / 명 가정(嘉靖) 45년) 5월 12일(임인) 2번째 기사/
사간원 대사간 강사필 등이 폐단의 근원을 고치는 것에 대해 상소하다/
사간원 대사간 강사필(姜士弼) 등이 상소하기를, “천하의 일이란 전진하지 않으면 후퇴하는 것이고, 국가의 형세는 다스려지지 않으면 어지러워지는 것입니다.
진퇴와 치란은 진실로 운수가 있는 것이나 그 요인은 사실상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니, 임금된 이는 마땅히 치란의 기미를 살피어 다스려질 요인은 힘쓰고 어지러워질 요인은 없애서 반드시 다스려지게 하고 나서야 그만둘 것이요, 소성(小成)에 만족하거나 일상적인 규범에 얽매여 성패(成敗)를 되는 대로 맡겨 두어서는 안 됩니다.
신들이 보니, 전하께서 등극하신 이래로 소의 한식(宵衣?食)하는 정성을 다하여 다스리기에 힘써 안으로는 가무(歌舞)와 여색(女色)을 즐기지 않고 밖으로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음으로써 옛날 임금들이 마음이 고혹되어 정사를 해롭게 했던 것은 모두 성명(聖明)하신 생각으로 끊으시었는데, 요즘에 권간(權奸)과 행신(倖臣)【 윤원형(尹元衡)·이양(李樑) 등.】이 정사를 어지럽혀 나라의 형세가 매우 위태롭더니, 다행히 하늘이 성상의 마음을 열어 주셔서 여러 간신들을 쫓아냈습니다.
그리하여 온 나라 백성들이 목을 늘이고 눈이 빠지게 치화(治化)를 바랐고 그에 부응하여 교화를 좀먹고 정사를 해치는 기구【양종(兩宗) 선과(禪科).】를 차례로 개혁했으니, 윤음(綸音)이 내릴 때마다 보고 듣는 이가 기뻐서 으쓱거립니다.
태평 성대의 희망이 곧 이루어질 것이므로 지치(至治)의 기미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직 크게 민심을 위로할 정사가 없었고 기강이 아직도 정숙(整肅)하지 못하며 공도(公道)도 아직 넓혀지지 못했고 탐욕의 풍조가 아직도 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착하고 악한 것이 구분되지 않아서 벼슬길이 혼잡하기는 그전과 같고, 옥송(獄訟)이 공평하지 못하여 권력있고 교활한 자가 여전히 뜻을 얻으며, 천심(天心)이 기뻐하지 않아서 재이(災異)가 거듭 나타나고, 백성의 힘이 지쳤는데도 혜택이 내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오랫동안 쌓여온 고질(痼疾)이라 한 가지 약만으로는 고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고위 관직에 있는 자는 어물어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하위 관직에 있는 자는 익살로써 적당하게 비위 맞추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며, 안으로는 모든 관사가 안일하고 게으른 것이 습관이 되었고, 밖으로는 모든 고을의 수령들이 가혹하게 거둬들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낡은 버릇에 얽매여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용인하고 묵과하는 것으로 권도를 안다고 하고 건의하여 아뢰는 것으로 일을 만든다고 여기기 때문에, 시속을 따르는 자를 중도(中道)에 맞는다 하고 특별히 뜻을 세워 행하는 자를 오활하고 괴이하다 이르니, 이와 같은 현상은 권간(權奸)이 나라를 좀먹던 때보다 별로 낫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그럭저럭 지내면서 새는 것이나 막고 터진 것이나 꿰매고 하면 날로 다스려지는 데로 나아가는 것은 보지 못하고 마침내는 날마다 어지러운 데로 달음질칠 것이니, 어찌 매우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까.
신들은 모두 변변치 못한 사람으로 언관(言官)의 지위에 있으면서 천정을 우러러 탄식하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여 폐단의 근원을 고칠 것을 깊이 생각하면서 귀머거리 소경의 어리석은 정성을 다하여 삼가 세 가지 일을 가지고 성명(聖明)께 드리니, 그 첫째는 마음을 바르게 하여 다스림의 근본을 확립하는 것이요, 둘째는 어진이를 등용하여 조정을 맑게 하는 것이요, 세째는 백성을 평안하게 하여 나라의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1. 마음을 바르게 하여 다스림의 근본을 확립한다는 것. 임금이 어질면 어질지 않을 사람이 없고 임금이 의로워지면 의로워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옛날의 군주도 잘 다스리려고 하지 않은 이가 없었으나 언제나 잘 다스려진 시대는 적었고 어지러운 때가 많았던 것은, 다만 자신의 덕을 닦는 것이 극진하지 못해서 온 나라에 표준을 세워 백성을 바룬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바루는 것을 첫째로 삼은 것인데 그 요목(要目)이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큰 뜻을 세우는 것이요, 둘째는 학문을 힘쓰는 것이요, 세째는 바른 사람을 친하는 것입니다.
첫째, 큰 뜻을 세운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잘 다스려지느냐 어지러워지느냐는 임금의 뜻에 달려 있는 것이니, 인의(仁義)에 뜻을 두면 요순(堯舜) 같은 군주가 되고 가인(假仁)에 뜻을 두면 오패(五?) 같은 군주가 되고 영욕(逞欲)에 뜻을 두면 걸주(桀紂) 같은 군주가 되며, 뜻이 정한 데가 없으면 권세를 농간하는 신하를 불러들이게 되고, 뜻이 한 편으로 치우쳐 주장하게 되면 면전에서 아첨하는 선비를 모아들이게 되니, 뜻이 향하는 바에 따른 효험이란 그림자나 메아리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 전하께서는 훌륭한 정치를 이룩해 보시겠다는 굳세고 큰 뜻을 분발하시어 단연코 옛 성왕(聖王)을 본받아 평상시의 범상한 습성을 일체 버리소서.
학문을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도(道)를 몸에 쌓으려고 노력해야 하고, 어진이를 구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숨어있는 훌륭한 선비를 빠짐없이 초치하려고 해야 하며, 정사를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모든 공적이 빛나게 하려고 해야 하고, 백성을 교화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악한 것을 변화시켜 화(和)하게 하려고 해야 합니다.
이러한 뜻이 확고해지면 나라 다스리는 일은 손바닥에 놓고 조종하듯 할 수가 있습니다.
둘째, 학문을 힘쓴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삼대(三代)3038) 가 이미 멀고 성왕(聖王)이 나오지 않아 요순(堯舜)의 심학(心學)은 끊어져서 전해지는 바가 없고, 오도(吾道)의 명맥은 단지 지위가 낮아 존대받지 못한 성현(聖賢)에게로만 전해져 유지되어 왔을 뿐입니다.
한(漢) · 당(唐) 이후로 몸소 다스려 태평한 치세를 이룩한 밝은 군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두 안으로 반성하는 학문이 없어서 선왕(先王)의 훌륭한 정치를 회복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이제 전하께서는 총명하신 자질로 군사(君師)의 책임을 맡고 계시니 요순이 되려 하시면 요순이 될 수 있고, 문무(文武)가 되려 하시면 문무가 될 수도 있어 능히 막을 자가 없습니다.
전하께서는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진실하게 하라는 것을 듣기 싫은 진부한 말이라 여기지 마시고 모름지기 이치를 궁구하고 경(敬)을 지니시어 치세를 이루는 근원으로 삼으소서.
성인의 학문에 마음을 두시어 게을리하거나 소루하게 함이 없도록 하시며, 천리(天理)와 인욕(人欲)을 분명하게 구별하시어 그것이 천리인 줄 알았거든 경으로 확충하여 조금이라도 막힘이 없도록 하시고, 그것이 인욕임을 알았거든 경으로 끊어서 티끌만큼도 마음에 남겨두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높은 식견과 밝은 지혜가 널리 운용되고 막힘없이 무르녹아 두루 미치는 때를 득력(得力)하는 시기로 삼으시면, 종전의 2제(二帝)에서 3제(三帝)가 될 수 있고 3왕(三王)에서 4왕(四王)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니, 저 한 · 당 시대의 약간의 공적을 어찌 족히 치도(治道)에 포함시켜 말한 것이 있겠습니까.
세째, 바른 사람을 친히 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성상의 학문이 비록 하늘에서 내신 재주라 하더라도 반드시 바른 사람을 좌우에 있게 한 연후에야 경계하고 도와서 성덕(聖德)에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임금이 하루 동안에 어진 사대부를 접촉하는 시간이 많고 환관이나 궁첩들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이 적으면, 기질을 함양하고 덕성을 훈도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는 참으로 바꿀 수 없는 정론인데 애석하게도 그 당시에는 쓰여지지 못하였습니다.
지난번 전하께서는 잦은 병환으로 오래도록 경연(經筵)을 폐하셨으므로 안팎이 근심하고 답답하게 여겨 화기(和氣)가 없었는데 이내 경연을 열어 아름다운 계책을 살펴 받아들이시자 신하들이 기뻐하고 백성들이 즐거워하여 만물이 빛나는 것을 오늘에야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거상중이라서 일 보시는 날이 적은 까닭에 어진 사대부들이 나아와 알현하는 날이 드물어 일폭십한(一曝十寒) 같으니, 어찌 걱정스러운 일이 아닙니까.
비록 날마다 경연에 나아가시어 여러 어진 사람들을 예로써 접하지는 못하더라도 어진 선비가 나아와서 알현하는 경우라면 참으로 때를 가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군신간은 부자와 같은 것인데, 어찌 부자 사이에 예모에 구애되어서 나와 뵙지 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힘써 바른 사람을 친히 하시고 도학(道學)의 강론에 힘쓰시며, 학문이 순수하고 바른 사람을 각별히 가려서 근시(近侍)의 반열에 두고 편전에서 불시소대(不時召對)하소서.
그리고 전하께서는 편복(便服)으로 앉고 눕기를 자유스럽게 하시면서 근신(近臣)으로 하여금 기운을 펴고 도를 강론하게 하소서. 또 때때로 대신들을 불러 옳고 그름을 자문하시는데 온화한 얼굴과 간편한 예로 자기 마음을 비우고 말을 살피셔서, 마음에 맞는 것은 비도(非道)가 아닐까 생각해 보시고 마음에 거슬리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닐까 생각해 보소서.
이와 같이 한다면 위아래가 서로 믿게 되어 다스리는 도가 아름답게 밝아질 뿐만 아니라, 옥체를 보양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니, 실로 만세에 끝없는 아름다움이 될 것입니다.
2. 어진 사람을 등용하여 조정을 맑게 한다는 것. 임금이 자기를 먼저 닦지 않고 조정을 맑게 하려고 하면 충신인지 간신인지 믿을 수 있는 말인지 참소하는 말인지를 분별할 수가 없고, 임금이 비록 몸을 잘 닦았지만 조정이 맑지 못하면 임금은 있어도 신하가 없어 다스림을 베풀 수가 없으므로 어진이를 등용하는 것을 다음으로 삼은 것인데 그 요목이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간사한 것과 정직한 것을 구분하는 것이요, 둘째는 사기(士氣)를 진작시키는 것이요, 세째는 훌륭한 인재를 구하는 것입니다.
첫째, 간사한 것과 정직한 것을 구분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군자와 소인이란 물과 불이 같은 그릇에 있을 수 없으며 얼음과 숯이 동류가 될 수 없듯이, 이것이 우세하면 저것이 열세이고 저것이 융성하면 이것이 쇠퇴하는 것입니다.
옛날의 임금들도 군자를 등용하고 소인을 물리치려고 하지 않은 이가 없었지만 군자가 등용되었던 일은 매우 적었고 소인이 나라를 그르친 일이 계속됐던 것은, 실로 임금의 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마음이 밝지 못하여 비위를 맞추는 사람을 좋아하며 뜻을 어기고 거스르는 사람을 꺼렸기 때문입니다.
만일 임금의 마음이 순수하고 올바르며 한결같은 뜻으로 치세를 지향하되 다른 길에 유혹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수많은 소인배가 있더라도 어찌 간계를 부려 나라를 병들게 할 수 있겠습니까.
대체로 도(道)로써 나아가고 물러나는 기준을 삼고 작위(爵位)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군자이고, 이록만을 구하여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서 먹기만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선을 말하고 간사한 것을 막아서 임금이 기뻐하거나 성내는 것을 돌아보지 않고 다만 그른 마음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임금의 뜻을 먼저 알아서 비위나 맞추며 나라의 일이 날로 잘못되어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다만 총애와 녹만을 굳히려는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특별히 우뚝하게 독특한 행동으로 세속에 섞이지 않는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이익을 쫓고 세력에 아부하며 자기의 따를 바를 정하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청천백일(靑天白日)과 같이 일을 처리하는 것이 분명한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깊은 함정과 비밀스런 기관같이 마음쓰는 것이 음험한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착한 무리를 끌어들이고 도의 맥을 떨쳐 일으켜 조정에 훌륭한 인재가 많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말을 조작하고 일을 만들어 청류(淸類)를 죄에 끌어넣고 남을 해치는 것으로 출세의 길을 삼으려 하는 자는 반드시 소인입니다.
전하께서는 건곤(乾坤)과 같이 지극히 공평한 도량을 확충하시고 일월(日月)과 같이 지극히 밝은 거울을 환하게 하셔서, 말하는 것을 듣고 행동하는 것을 보아 반드시 시비(是非)와 사정(邪正)을 성명(聖明)의 통촉 아래에서 숨기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가 군자인 줄 알았거든 반드시 이끌어 친히 하여 그의 도를 행하도록 하여 주시고 그가 소인인 줄 알았거든 반드시 물리쳐 멀리하여 그 뿌리를 자르게 하시면, 정직하고 진실하며 강정(剛正)한 선비는 서로 앞장서 그 충성을 바치고 간사하고 참소하며 아첨하는 무리는 멀리 그 자취를 감추어 곧바로 조정이 맑아지게 될 것입니다.
둘째, 사기(士氣)를 진작시킨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지금 성명(聖明)께서 위에 계시지만 선비의 습속은 예와 달라 녹을 구하는 데 힘쓸 줄만 알고 나아가고 물러나는 데의 당부(當否)는 모르며, 한 사람이라도 법도를 지키고 바른 학문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자가 있으면 뭇사람이 괴이하게 여기고 모여 욕하면서 반드시 용납되지 못하게 하고야 마니 만일 이러한 습속을 크게 개혁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여 국가의 기용(器用)을 삼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몸소 행하고 마음으로 체득한 것을 가지고 미루어서 교화를 나라 안에 이루시고, 학문이 이루어지고 행실이 높아 사표(師表)가 될 만한 자를 특별히 가려서 태학(太學)의 유생들을 가르치게 하고, 다른 학교의 관원도 모두 경술(經術)에 밝고 행실이 닦여진 선비를 가리며, 문사(文詞)의 공졸(工拙)로 성적의 고하(高下)를 결정하지 말고, 오로지 학문을 강론하고 힘써 행하는 것으로 급무를 삼아서 이단의 가르침과 세상을 미혹하는 술수를 모조리 금지시켜 서울에서부터 시작하여 사방에 전파되게 하면, 호걸의 선비는 말할 것 없고 일반 백성도 분발하여 일어나는 자가 있을 것입니다.
세째, 어진 인재를 구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지금의 선비들이 과거에만 힘쓰고 실지 행실에는 힘쓰지 않는 까닭은 염치(廉恥)가 모두 없어져서 얻고 잃는 것만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부귀(富貴)란 누구나 소유하고자 하는 것인데 만일 구하는 자는 얻고 구하지 않는 자는 얻지 못할 것 같으면, 도(道)를 품고 재주를 지닌 선비가 있더라도 끝내 현양(顯揚)할 길이 없고, 의리에 어둡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무리는 거의 다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지성으로 어진이를 구하여 천직(天職)을 같이 다스릴 것을 생각하시어 숨은 현명한 사람을 등용하지 못할까를 염려하소서. 조급히 승진하려는 자를 억제하고 청렴하여 물러나려는 자를 들어 쓰며, 과거 이외에 별도로 현량(賢良)을 구하고 사방에 하교하여 유일(遺逸)을 찾아내서 그 재주와 행실에 따라 벼슬을 주시고, 문음(門蔭)의 선비라 할지라도 반드시 훌륭하다는 명성을 한 가지라도 얻은 연후에야 벼슬을 내리시며, 뇌물을 가지고 간청하는 일이 다시는 행해지지 않도록 끊으소서. 대체로 이와 같이 한다면, 선비들은 함부로 벼슬에 나오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알게 되고, 조정에는 ‘뇌물로 잘된 사람’이라는 조롱이 없어질 것이며, 보석을 궤 속에 간직하고 좋은 값을 기다리듯 하는 숨은 선비도 세상에 나와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3. 백성을 편안케 하여 나라의 근본을 튼튼하게 한다는 것. 임금은 나라에 의지하고 나라는 백성에게 의지하는 것이니, 임금이 다스림의 근본을 세우는 것은 백성에게 표준(表準)이 되게 하고자 함이며, 조정을 맑게 하는 것은 백성에게 어진 정사를 베풀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성을 편안케 하는 것을 다음으로 하는 것인데, 그 요목(要目)이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백성의 폐막(弊?)을 물을 것이며, 둘째는 일족(一族)에게 너그럽게 할 것이며, 세째는 외관(外官)을 잘 선발할 것이요, 네째는 옥송(獄訟)을 공평하게 처리할 것입니다.
첫째, 백성의 폐막을 물을 것은 이렇습니다. 근년 이래로 정치가 문란하고 관리가 가혹하여 세금은 많고 공역(公役)은 잦은 데다가 흉년이 거듭 들고 전염병은 계속 발생하여, 장정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약한 자는 죽어 도랑이나 골짜기를 메우며, 아우성치는 백성들은 나무에 걸린 수초(水草)같이 메말라서 온 고을이 텅 비었고 밭과 들이 황무지가 되어 백리를 가도록 밥짓는 연기를 볼 수 없는 곳도 있으니, 정상이 비참하고 황량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전하께서는 구중 궁궐에 깊이 계시면서 백성들의 폐해에 대하여 대강만 들으셨을 뿐이니, 거꾸로 매달린 것과 같은 백성들의 고통이 이 지경이 된 것을 실지로 알 수 있겠습니까.
지금 백성의 힘으로 따져 본다면 비록 정상적인 세금만 바치게 하더라도 지탱할 수도 없어 결국에 가서는 극도로 곤란하게 되어 난리를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적미(赤眉)와 황건적(黃巾賊)이 어찌 천성이 반역을 좋아해서였겠습니까. 그들도 모두 양민으로서 도탄(塗炭) 같은 세상을 견디지 못한 자들일 뿐입니다. 이런 점까지 말을 하게 되니 참으로 통곡할 일입니다.
지금 구제하지 않으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날 유사(有司)들은 경비가 부족한 것만 걱정하고 백성의 능력은 생각지도 않아, 비록 폐단을 진달하는 상소가 있어도 으레 방계(防啓)하는 것을 상규(常規)로 삼으며, 대신도 멀리 염려하고 깊이 근심하여 반드시 백성을 살리려고 하는 계책을 아뢰지 않고, 지쳐 병든 백성을 익히 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버려 두고 감히 한 가지 계책도 세우지 않으면서 ‘공진(貢進)하는 것만은 빠뜨릴 수가 없다.’고만 합니다.
아아, 만일 곤궁한 백성이 반역하는 백성으로 바뀌게 된다면, 공진하는 물건을 어디에서 받아내어 빠뜨리지 않도록 하겠습니까. 사리와 형세가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바로 지금의 급무로는, 위아래가 한마음으로 큰 계책을 강구하여 위를 덜어 아래에 보태어 나라의 근본을 편안하게 하도록 힘쓰는 것만이 최상책입니다.
지금의 온갖 폐단을 고루 다 알기가 어려우니 전하께서는 특별히 구언(求言)하는 분부를 내리시고,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는 문호를 활짝 열어 위로는 조정으로부터 아래로는 서민의 습속에까지, 안으로는 서울로부터 밖으로는 먼 지역에까지 모두 각기 시국의 폐단에 대하여 진달하되 그 실정을 다 말하는 데 힘쓰도록 하고, 상소한 것이 모이거든 해조로 하여금 관례대로 회계하도록만 하지 마시고 널리 조정의 의논을 모아서 상의하여 채택하도록 하되, 만일 그 말이 절실하고 정직하여 시국의 병폐에 적중하거든 곧바로 정사에 반영하여 빈말이 되지 않도록 하고, 혹 논의가 통달하고 학식이 경세제민(經世濟民)에 능통한 자가 있거든 그의 제언도 받아들이고 사람도 벼슬을 시키며, 비록 말이 외람되고 잗달아서 보잘것이 없고 거리낌 없이 저촉하는 자도 내버려두고 죄를 묻지 마소서.
대체로 이와 같이 한다면, 온 나라 사람의 보고 들음이 한 사람3039) 의 총명으로 되어 쌓인 폐단을 제거할 수 있어 백성의 노고를 종식시키게 될 것입니다.
둘째, 일족에서 너그럽게 할 것은 이렇습니다. 백성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그 생계를 보전하지 못하는 것은 일족에 대한 연좌법(連坐法) 때문이며, 백성들이 죽어가는 것을 수령들이 가만히 서서 보고도 손을 쓰지 못하는 것도 일족에 대한 법 때문입니다.
일족이 침해를 당하는 고통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수군(水軍)·육군(陸軍)이 태반이나 차지 않고 다만 형식뿐인 명부만 있는데, 또 여외 정병(旅外正兵)을 설치하여 수자리할 때가 되면 군적(軍籍)을 조사하여 수자리에 나아가도록 독촉하는데, 본인이 없으면 가포(價布)를 내게 하니, 이것이 첫째요, 각사(各司)의 선상(選上)이 신역 대신 가포를 징수하는데, 혹은 임시로 설치한 관사로 인하여 혹은 일시적인 부역으로 인하여 수효가 늘어나므로 민호(民戶)는 점점 줄어들고 선상은 점점 늘어나서 분징(分徵)하는 고통을 겪지 않는 백성이 없으니, 이것이 둘째요, 오래된 진전(陳田)을 세금을 감면하지 않기 때문에 떠돌아다니느라 절호(絶戶)가 되고 따라서 초목이 무성하여 숲이 되었어도 반드시 일족과 절린에게 징수하므로 경작하여 수확하는 땅과 조금도 차등이 없게 하니, 이것이 세째입니다.
이 세 가지 폐단이 백성을 구렁텅이에 끌어넣는 큰 걱정거리인데도 조정에서는 감히 경장(更張)하지 못하고 수령도 감히 진달하지 못하여 그 괴로움이 일족의 일족, 절린의 절린에까지 미쳐서 그 형세가 반드시 온 나라 백성이 모두 도망하게 되고 온 나라의 전지가 모두 황폐하게 되고야 말 것입니다.
비록 조정이 맑아지고 정치가 잘 다스려지더라도 이러한 근심을 제거하지 않으면 백성이 다 흩어질 것이니, 나라가 무엇에 의지하겠습니까. 신들의 의견으로는, 여외 정병을 없애고 그 실지 호수(戶數)를 가려서 정군(正軍)에 보충하면 첫째 근심을 없앨 수 있고, 각사의 선상은 《대전》 에 정해 놓은 액수만을 남기고 그 나머지는 모두 없애버리면 둘째 근심을 없앨 수 있고, 진전에 대해서는 백성을 모집하여 경작하게 하여 경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세째 근심을 없앨 수 있을 듯합니다.
대체로 선상을 견감시키는 것은, 국가의 용도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니, 참으로 사(私)를 앞세우고 공(公)을 뒤로하는 자가 아니면 감히 뜻을 달리할 자가 없을 것입니다.
만일 여외 정병을 없앨 것 같으면 의논하는 자들이 반드시 방비가 튼튼하지 못하다 할 것이요, 진전(陳田)에 대한 세금을 감면할 것 같으면 의논하는 자들이 반드시 나라의 창고가 넉넉하지 못하다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말은 옳은 것 같으나 실은 그릇된 것입니다. 지금 수군이나 육군으로 변방에서 창을 잡고 있는 자는 몇 명 안되고 그 나머지는 모두 변장에게 가포를 바칩니다.
남아 있는 자는 입역시킬 수 있지만 도망한 자에게는 일족에게 분징할 수 밖에 없으니 그 형세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외 정병을 감하는 것은 가포를 감하는 것일 뿐, 방비의 허실(虛實)에는 아예 처음부터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군사라는 것은 정예롭지 못한 것이 걱정이지, 수효가 적은 것은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나라가 만일 부강하고 번성한다면, 백성이 모두 군사인데 어찌 군사 없는 것을 걱정하겠습니까.
그리고 진전에 세금을 징수하지 않으면, 세입(稅入)이 전보다는 감소되어 국고나 약간 넉넉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지금 황무지가 되어 버린 비옥한 땅을 다시 일궈 경작하는 백성이 있으면 겨우 몇 이랑의 땅만 일궈도 곧바로 백결(百結)에 대한 세금으로 독촉하기 때문에 쟁기를 메고 쳐다보기만 할 뿐 감히 개간을 하지 못하니, 이 때문에 진전이 점점 많아져서 눈에 보이는 곳이 모두 황량할 뿐입니다.
이제 만일 개간하는 만큼만 세금을 징수한다면, 생업이 없는 백성들이 다투어 와서 개간하여 10년도 못가서 복구될 것이며 민생들은 굶주림을 면하게 될 것이니 국가의 경비가 잠시는 군색할지라도 영원히 풍부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나라는 비록 저축이 적더라도 백성은 부유하게 될 것이니, 백성이 유족한데 임금이 누구와 함께 부족하다 하겠습니까. 전하께서는 이 세 가지 폐단을 대신에게 물으시고 해사(該司)에 의논하시어 법도를 개혁하여 고질병을 고치시면, 성명(聖明)의 차마 못하는 마음을 미루어 이룰 수 있으며 백성은 도탄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세째, 외관을 잘 선발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민생이 잘사느냐 못사느냐 하는 것은 그 지방의 수령에게 달려 있고, 군액(軍額)이 충실한가 비었는가 하는 것은 변장에게 달려 있으며, 수령을 내쫓거나 올려 쓰는 것은 감사(監司)에게 달려 있는 것입니다.
수령이 적임자가 아니면 뇌물을 가져다 권귀(權貴)에게 아첨하여 자기만 살찌우고 백성은 못살게 할 것이며, 변장이 적임자가 아니면 군졸들에게 걸태질하고 무비(武備)를 망칠 것이며, 감사가 적임자가 아니면 은혜와 원수 갚기에만 힘쓰고 백성의 실정은 살피지 아니할 것이니, 이같이 한다면 성군(聖君)과 현상(賢相)이 날마다 치도를 강구하더라도 혜택이 아래에 미치지 못하고 교화가 외방에까지 미치지 못하여 결국은 나라를 다스릴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강직하고 명민하며 인후(仁厚)하여 한 방면(方面)을 맡길 만한 사람을 특별히 가려 감사로 삼아서, 정사를 잘한 수령은 올려 쓰고 잘못한 수령은 내쫓아 백성을 보호하여 정치를 잘하도록 책임지우되, 수령에 대한 전최(殿最)가 공변되지 않고 기록할 만한 치적이 없을 경우에는 견책과 벌을 분명하게 내리고 등용하지 말게 하소서.
또 조정 신하들에게 수령이 될 만한 사람을 각기 천거하도록 하여, 반드시 청렴하고 능력있으며 충성스럽고 너그러운 자를 가려 지방의 수령으로 삼아서, 잔폐된 것을 소복시켜 백성들에게 환심을 얻도록 책임지우되, 정사를 게을리하거나 백성에게 잔학한 행위를 한 자는 중죄(重罪)로 다스리고 천거한 자까지 아울러 치죄하소서. 진포(鎭浦)의 장수도 재략(才略)과 조행이 있는 자를 공정한 방법으로 선발하고 재물의 다소를 보아 고하(高下)를 정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석서(碩鼠)는 자취를 감추고3040) 금성(金城)과 탕지(湯池)처럼 수비가 든든해져서 백성들이 비로소 생업을 즐겁게 여기며 복구할 희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네째, 옥송(獄訟)을 공평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지금의 옥송을 다스리는 관원이 대부분 적임자가 아니라서 뇌물에 유혹되고 권귀(權貴)를 두려워하여 사리의 곡직은 분별하지 않고 세력의 강약만 보기 때문에, 요로(要路)에 있는 자는 기세를 부리고 무단(武斷)하려는 무리들은 요인(要人)에게 붙어서 공공연하게 겁탈하여도 백성들이 감히 항거하지 못하고 심지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자도 불문에 부치고 살인한 자도 죽이지 않아서 원망하고 분노하는 기운이 하늘에까지 사무칩니다.
대개 한 여인이 원통함을 품어도 3년이나 가물고 한 지아비가 비통함을 지녀도 5월에 서리가 내린다는데 더구나 이제 나라 안에 원통함을 품고 비통함을 지닌 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이니 어찌 천지의 화기(和氣)를 손상하여 수재(水災)나 한재(旱災)를 부르지 않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내외(內外)의 신하를 엄하게 신칙하여 구습에 물든 오류를 모두 씻고 진달하는 말을 밝게 살펴 판결을 공평하게 하여, 고독한 사람에게 잔학하게 하지 말고 부귀한 사람을 두둔하지 말아서 오형(五刑)을 잘 닦아서 오교(五敎)를 돕도록 하되, 혹시라도 예전과 같이 사정(私情)에 따라 일을 처리하여 비루하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은 자가 있으면, 탐장죄(貪贓罪)로 다스려서 많은 불법(不法)이 나올 수 있는 문을 영구히 막으소서.
대체로 이와 같이 한다면, 많은 신하들은 한 사람이라도 정치를 범하여 사사로운 욕심을 따르는 일이 없어서 형벌이 없는 정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체로 이 세 가지 일이 말은 비록 천근(淺近)하지만 효험은 반드시 오래도록 갈 것입니다. 만일 전하께서 밝은 감식으로 특별히 조목조목 깊게 생각하시어 게을리하지 않고 힘써 행하시면 태평성대를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경(詩經)》 에 이르기를 ‘하늘이 흐리고 비가 내리기 전에 저 뽕나무 뿌리를 주워다가 집단속 잘해 놓으면, 이제 아래의 백성들이 혹시라도 나를 업신여기랴.’ 하였으며, 맹자(孟子) 가 말하기를 ‘국가가 큰 일이 없을 때 정사와 형벌을 잘 다스려 놓으면, 아무리 큰 나라일지라도 반드시 두려워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다행히 지금 성명(聖明)께서 위에 계시고, 조정에는 하늘을 움직이는 간사한 언월(偃月)이 없으며, 3041) 나라 안에는 여좌(閭左)의 수자리하는 군졸의 변이 없고, 3042) 변방에는 호(鎬)와 방(方)을 침범하는 도적이 없으니, 3043) 지금은 그래도 훌륭한 정치를 할 만 하지만 조금만 늦어지면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조종(祖宗)께서 물려주신 왕업이 이렇게 소중하고 황천(皇天)이 경계하여 알려주시는 인자함이 저와 같이 현저한데, 정사도 전하의 정사이며 백성도 전하의 백성인 것을 누가 막는다고 다스리지 못하겠습니까.
아, 법도에 맞는 말은 따라야 하나 잘못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고 유순한 말은 기쁘기는 하나 되새겨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전하께서 따르되 고치지 않으시고 기뻐하되 되새겨 보시지 않으시어, 신들이 애타게 드리는 이 중요한 말들을 형식적으로만 들으신다면 만백성의 커다란 희망이 여기서 끊어지고 말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더욱 성념(聖念)을 극진히 하소서.”【정언(正言) 이이(李珥) 가 지은 것이다.】하니, 답하기를, “이 상소의 뜻을 보니 올바른 논의라 하겠다. 내가 비록 불민하지만 어찌 가납(嘉納)하지 않겠는가. 다만 시대는 고금이 다르지만 일은 안정이 중요한 것이다.
정령(政令)은 의당 위에서 나와야 하니 모든 일은 내가 재량하여 처리하는 데 달렸다. 시행해야 할 조목을 대신과 해조(該曹)가 상의하여 선처하도록 하라. 나도 유념하겠다.”하고, 이어서 정원에 전교하기를, “이 상소를 대신과 각 해조가 자세히 의논하여 아뢰라.”하였다./
【태백산사고본】 20책 32권 70장 B면/ 【영인본】 21책 91면/ 【분류】 *가족-친족(親族) / *사법-재판(裁判) / *인사-관리(管理) / *정론-정론(政論) / *왕실-경연(經筵) / *구휼(救恤) / *재정-전세(田稅) / *재정-역(役) / *군사-군역(軍役) / *호구-이동(移動)/
[註 3038]삼대(三代) : 하(夏)·은(殷)·주(周). ☞ / [註 3039]한 사람 : 임금. ☞ / [註 3040]석서(碩鼠)는 자취를 감추고 : 백성에게 탐잔(貪殘)의 정치를 하는 관리를 큰쥐[碩鼠]로 비유한 것으로서, 가렴 주구하는 관리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는 뜻임. 《시경(詩經)》 위풍(魏風) 석서(碩鼠). ☞ /
[註 3041]하늘을 움직이는 간사한 언월(偃月)이 없으며, : 언월(偃月)은 반달[弦月]을 말한 것으로, 골상(骨相)에서 여자의 이마가 반달 모양으로 생겼으면 천자나 제후의 왕비가 될 매우 귀한 상이라 하였다. 《전국책(戰國策)》 중산(中山), 《후한서(後漢書)》 양후기(梁后紀) 여기서는 임금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간사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 /
[註 3042]여좌(閭左)의 수자리하는 군졸의 변이 없고, : 여좌는 부역(賦役)을 면제받는 여문(閭門)의 왼 편에 살던 백성을 말한다. 시황(始皇)이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 세금을 3분의 2로 올려 받고, 나중에는 여좌의 백성들까지 동원하여 수자리를 살게 하였는데, 결국 얼마 안 되어 나라가 망하였다. 《한서(漢書)》 권24 식화지(食貨志) 여기서는 높은 세금을 받고 가난한 백성을 징발하여 국력이 쇠잔해지는 변이 없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 / [註 3043]호(鎬)와 방(方)을 침범하는 도적이 없으니, : 외적의 침입이 없어진다는 뜻. 주(周)나라가 약해지자 오랑캐[??]가 호(鎬)와 방(方)에까지 침범했던 고사. 《시경(詩經)》 소아(小雅) 6월(六月). ☞(history.go.k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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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필 [記事] : 명종실록 32권/ 명종 21년(1566 병인 / 명 가정(嘉靖) 45년) 5월 12일(임인) 2번째 기사/
사간원 대사간 강사필 등이 폐단의 근원을 고치는 것에 대해 상소하다/
사간원 대사간 강사필(姜士弼) 등이 상소하기를, “천하의 일이란 전진하지 않으면 후퇴하는 것이고, 국가의 형세는 다스려지지 않으면 어지러워지는 것입니다.
진퇴와 치란은 진실로 운수가 있는 것이나 그 요인은 사실상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니, 임금된 이는 마땅히 치란의 기미를 살피어 다스려질 요인은 힘쓰고 어지러워질 요인은 없애서 반드시 다스려지게 하고 나서야 그만둘 것이요, 소성(小成)에 만족하거나 일상적인 규범에 얽매여 성패(成敗)를 되는 대로 맡겨 두어서는 안 됩니다.
신들이 보니, 전하께서 등극하신 이래로 소의 한식(宵衣?食)하는 정성을 다하여 다스리기에 힘써 안으로는 가무(歌舞)와 여색(女色)을 즐기지 않고 밖으로는 사냥을 좋아하지 않음으로써 옛날 임금들이 마음이 고혹되어 정사를 해롭게 했던 것은 모두 성명(聖明)하신 생각으로 끊으시었는데, 요즘에 권간(權奸)과 행신(倖臣)【 윤원형(尹元衡)·이양(李樑) 등.】이 정사를 어지럽혀 나라의 형세가 매우 위태롭더니, 다행히 하늘이 성상의 마음을 열어 주셔서 여러 간신들을 쫓아냈습니다.
그리하여 온 나라 백성들이 목을 늘이고 눈이 빠지게 치화(治化)를 바랐고 그에 부응하여 교화를 좀먹고 정사를 해치는 기구【양종(兩宗) 선과(禪科).】를 차례로 개혁했으니, 윤음(綸音)이 내릴 때마다 보고 듣는 이가 기뻐서 으쓱거립니다.
태평 성대의 희망이 곧 이루어질 것이므로 지치(至治)의 기미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직 크게 민심을 위로할 정사가 없었고 기강이 아직도 정숙(整肅)하지 못하며 공도(公道)도 아직 넓혀지지 못했고 탐욕의 풍조가 아직도 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착하고 악한 것이 구분되지 않아서 벼슬길이 혼잡하기는 그전과 같고, 옥송(獄訟)이 공평하지 못하여 권력있고 교활한 자가 여전히 뜻을 얻으며, 천심(天心)이 기뻐하지 않아서 재이(災異)가 거듭 나타나고, 백성의 힘이 지쳤는데도 혜택이 내리지 않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오랫동안 쌓여온 고질(痼疾)이라 한 가지 약만으로는 고치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고위 관직에 있는 자는 어물어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하위 관직에 있는 자는 익살로써 적당하게 비위 맞추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며, 안으로는 모든 관사가 안일하고 게으른 것이 습관이 되었고, 밖으로는 모든 고을의 수령들이 가혹하게 거둬들이는 것이 습관이 되어, 낡은 버릇에 얽매여 스스로 헤어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용인하고 묵과하는 것으로 권도를 안다고 하고 건의하여 아뢰는 것으로 일을 만든다고 여기기 때문에, 시속을 따르는 자를 중도(中道)에 맞는다 하고 특별히 뜻을 세워 행하는 자를 오활하고 괴이하다 이르니, 이와 같은 현상은 권간(權奸)이 나라를 좀먹던 때보다 별로 낫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그럭저럭 지내면서 새는 것이나 막고 터진 것이나 꿰매고 하면 날로 다스려지는 데로 나아가는 것은 보지 못하고 마침내는 날마다 어지러운 데로 달음질칠 것이니, 어찌 매우 두려워할 일이 아닙니까.
신들은 모두 변변치 못한 사람으로 언관(言官)의 지위에 있으면서 천정을 우러러 탄식하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여 폐단의 근원을 고칠 것을 깊이 생각하면서 귀머거리 소경의 어리석은 정성을 다하여 삼가 세 가지 일을 가지고 성명(聖明)께 드리니, 그 첫째는 마음을 바르게 하여 다스림의 근본을 확립하는 것이요, 둘째는 어진이를 등용하여 조정을 맑게 하는 것이요, 세째는 백성을 평안하게 하여 나라의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입니다.
1. 마음을 바르게 하여 다스림의 근본을 확립한다는 것. 임금이 어질면 어질지 않을 사람이 없고 임금이 의로워지면 의로워지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옛날의 군주도 잘 다스리려고 하지 않은 이가 없었으나 언제나 잘 다스려진 시대는 적었고 어지러운 때가 많았던 것은, 다만 자신의 덕을 닦는 것이 극진하지 못해서 온 나라에 표준을 세워 백성을 바룬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바루는 것을 첫째로 삼은 것인데 그 요목(要目)이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큰 뜻을 세우는 것이요, 둘째는 학문을 힘쓰는 것이요, 세째는 바른 사람을 친하는 것입니다.
첫째, 큰 뜻을 세운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잘 다스려지느냐 어지러워지느냐는 임금의 뜻에 달려 있는 것이니, 인의(仁義)에 뜻을 두면 요순(堯舜) 같은 군주가 되고 가인(假仁)에 뜻을 두면 오패(五?) 같은 군주가 되고 영욕(逞欲)에 뜻을 두면 걸주(桀紂) 같은 군주가 되며, 뜻이 정한 데가 없으면 권세를 농간하는 신하를 불러들이게 되고, 뜻이 한 편으로 치우쳐 주장하게 되면 면전에서 아첨하는 선비를 모아들이게 되니, 뜻이 향하는 바에 따른 효험이란 그림자나 메아리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 전하께서는 훌륭한 정치를 이룩해 보시겠다는 굳세고 큰 뜻을 분발하시어 단연코 옛 성왕(聖王)을 본받아 평상시의 범상한 습성을 일체 버리소서.
학문을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도(道)를 몸에 쌓으려고 노력해야 하고, 어진이를 구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숨어있는 훌륭한 선비를 빠짐없이 초치하려고 해야 하며, 정사를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모든 공적이 빛나게 하려고 해야 하고, 백성을 교화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악한 것을 변화시켜 화(和)하게 하려고 해야 합니다.
이러한 뜻이 확고해지면 나라 다스리는 일은 손바닥에 놓고 조종하듯 할 수가 있습니다.
둘째, 학문을 힘쓴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삼대(三代)3038) 가 이미 멀고 성왕(聖王)이 나오지 않아 요순(堯舜)의 심학(心學)은 끊어져서 전해지는 바가 없고, 오도(吾道)의 명맥은 단지 지위가 낮아 존대받지 못한 성현(聖賢)에게로만 전해져 유지되어 왔을 뿐입니다.
한(漢) · 당(唐) 이후로 몸소 다스려 태평한 치세를 이룩한 밝은 군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두 안으로 반성하는 학문이 없어서 선왕(先王)의 훌륭한 정치를 회복시키지는 못하였습니다.
이제 전하께서는 총명하신 자질로 군사(君師)의 책임을 맡고 계시니 요순이 되려 하시면 요순이 될 수 있고, 문무(文武)가 되려 하시면 문무가 될 수도 있어 능히 막을 자가 없습니다.
전하께서는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진실하게 하라는 것을 듣기 싫은 진부한 말이라 여기지 마시고 모름지기 이치를 궁구하고 경(敬)을 지니시어 치세를 이루는 근원으로 삼으소서.
성인의 학문에 마음을 두시어 게을리하거나 소루하게 함이 없도록 하시며, 천리(天理)와 인욕(人欲)을 분명하게 구별하시어 그것이 천리인 줄 알았거든 경으로 확충하여 조금이라도 막힘이 없도록 하시고, 그것이 인욕임을 알았거든 경으로 끊어서 티끌만큼도 마음에 남겨두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높은 식견과 밝은 지혜가 널리 운용되고 막힘없이 무르녹아 두루 미치는 때를 득력(得力)하는 시기로 삼으시면, 종전의 2제(二帝)에서 3제(三帝)가 될 수 있고 3왕(三王)에서 4왕(四王)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니, 저 한 · 당 시대의 약간의 공적을 어찌 족히 치도(治道)에 포함시켜 말한 것이 있겠습니까.
세째, 바른 사람을 친히 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성상의 학문이 비록 하늘에서 내신 재주라 하더라도 반드시 바른 사람을 좌우에 있게 한 연후에야 경계하고 도와서 성덕(聖德)에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정자(程子)가 말하기를 ‘임금이 하루 동안에 어진 사대부를 접촉하는 시간이 많고 환관이나 궁첩들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이 적으면, 기질을 함양하고 덕성을 훈도할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는 참으로 바꿀 수 없는 정론인데 애석하게도 그 당시에는 쓰여지지 못하였습니다.
지난번 전하께서는 잦은 병환으로 오래도록 경연(經筵)을 폐하셨으므로 안팎이 근심하고 답답하게 여겨 화기(和氣)가 없었는데 이내 경연을 열어 아름다운 계책을 살펴 받아들이시자 신하들이 기뻐하고 백성들이 즐거워하여 만물이 빛나는 것을 오늘에야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거상중이라서 일 보시는 날이 적은 까닭에 어진 사대부들이 나아와 알현하는 날이 드물어 일폭십한(一曝十寒) 같으니, 어찌 걱정스러운 일이 아닙니까.
비록 날마다 경연에 나아가시어 여러 어진 사람들을 예로써 접하지는 못하더라도 어진 선비가 나아와서 알현하는 경우라면 참으로 때를 가려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군신간은 부자와 같은 것인데, 어찌 부자 사이에 예모에 구애되어서 나와 뵙지 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전하께서는 힘써 바른 사람을 친히 하시고 도학(道學)의 강론에 힘쓰시며, 학문이 순수하고 바른 사람을 각별히 가려서 근시(近侍)의 반열에 두고 편전에서 불시소대(不時召對)하소서.
그리고 전하께서는 편복(便服)으로 앉고 눕기를 자유스럽게 하시면서 근신(近臣)으로 하여금 기운을 펴고 도를 강론하게 하소서. 또 때때로 대신들을 불러 옳고 그름을 자문하시는데 온화한 얼굴과 간편한 예로 자기 마음을 비우고 말을 살피셔서, 마음에 맞는 것은 비도(非道)가 아닐까 생각해 보시고 마음에 거슬리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닐까 생각해 보소서.
이와 같이 한다면 위아래가 서로 믿게 되어 다스리는 도가 아름답게 밝아질 뿐만 아니라, 옥체를 보양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니, 실로 만세에 끝없는 아름다움이 될 것입니다.
2. 어진 사람을 등용하여 조정을 맑게 한다는 것. 임금이 자기를 먼저 닦지 않고 조정을 맑게 하려고 하면 충신인지 간신인지 믿을 수 있는 말인지 참소하는 말인지를 분별할 수가 없고, 임금이 비록 몸을 잘 닦았지만 조정이 맑지 못하면 임금은 있어도 신하가 없어 다스림을 베풀 수가 없으므로 어진이를 등용하는 것을 다음으로 삼은 것인데 그 요목이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간사한 것과 정직한 것을 구분하는 것이요, 둘째는 사기(士氣)를 진작시키는 것이요, 세째는 훌륭한 인재를 구하는 것입니다.
첫째, 간사한 것과 정직한 것을 구분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군자와 소인이란 물과 불이 같은 그릇에 있을 수 없으며 얼음과 숯이 동류가 될 수 없듯이, 이것이 우세하면 저것이 열세이고 저것이 융성하면 이것이 쇠퇴하는 것입니다.
옛날의 임금들도 군자를 등용하고 소인을 물리치려고 하지 않은 이가 없었지만 군자가 등용되었던 일은 매우 적었고 소인이 나라를 그르친 일이 계속됐던 것은, 실로 임금의 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마음이 밝지 못하여 비위를 맞추는 사람을 좋아하며 뜻을 어기고 거스르는 사람을 꺼렸기 때문입니다.
만일 임금의 마음이 순수하고 올바르며 한결같은 뜻으로 치세를 지향하되 다른 길에 유혹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수많은 소인배가 있더라도 어찌 간계를 부려 나라를 병들게 할 수 있겠습니까.
대체로 도(道)로써 나아가고 물러나는 기준을 삼고 작위(爵位)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군자이고, 이록만을 구하여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서 먹기만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선을 말하고 간사한 것을 막아서 임금이 기뻐하거나 성내는 것을 돌아보지 않고 다만 그른 마음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임금의 뜻을 먼저 알아서 비위나 맞추며 나라의 일이 날로 잘못되어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다만 총애와 녹만을 굳히려는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특별히 우뚝하게 독특한 행동으로 세속에 섞이지 않는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이익을 쫓고 세력에 아부하며 자기의 따를 바를 정하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청천백일(靑天白日)과 같이 일을 처리하는 것이 분명한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깊은 함정과 비밀스런 기관같이 마음쓰는 것이 음험한 자는 반드시 소인이며, 착한 무리를 끌어들이고 도의 맥을 떨쳐 일으켜 조정에 훌륭한 인재가 많게 하려는 자는 반드시 군자이고, 말을 조작하고 일을 만들어 청류(淸類)를 죄에 끌어넣고 남을 해치는 것으로 출세의 길을 삼으려 하는 자는 반드시 소인입니다.
전하께서는 건곤(乾坤)과 같이 지극히 공평한 도량을 확충하시고 일월(日月)과 같이 지극히 밝은 거울을 환하게 하셔서, 말하는 것을 듣고 행동하는 것을 보아 반드시 시비(是非)와 사정(邪正)을 성명(聖明)의 통촉 아래에서 숨기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가 군자인 줄 알았거든 반드시 이끌어 친히 하여 그의 도를 행하도록 하여 주시고 그가 소인인 줄 알았거든 반드시 물리쳐 멀리하여 그 뿌리를 자르게 하시면, 정직하고 진실하며 강정(剛正)한 선비는 서로 앞장서 그 충성을 바치고 간사하고 참소하며 아첨하는 무리는 멀리 그 자취를 감추어 곧바로 조정이 맑아지게 될 것입니다.
둘째, 사기(士氣)를 진작시킨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지금 성명(聖明)께서 위에 계시지만 선비의 습속은 예와 달라 녹을 구하는 데 힘쓸 줄만 알고 나아가고 물러나는 데의 당부(當否)는 모르며, 한 사람이라도 법도를 지키고 바른 학문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자가 있으면 뭇사람이 괴이하게 여기고 모여 욕하면서 반드시 용납되지 못하게 하고야 마니 만일 이러한 습속을 크게 개혁하지 않는다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여 국가의 기용(器用)을 삼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몸소 행하고 마음으로 체득한 것을 가지고 미루어서 교화를 나라 안에 이루시고, 학문이 이루어지고 행실이 높아 사표(師表)가 될 만한 자를 특별히 가려서 태학(太學)의 유생들을 가르치게 하고, 다른 학교의 관원도 모두 경술(經術)에 밝고 행실이 닦여진 선비를 가리며, 문사(文詞)의 공졸(工拙)로 성적의 고하(高下)를 결정하지 말고, 오로지 학문을 강론하고 힘써 행하는 것으로 급무를 삼아서 이단의 가르침과 세상을 미혹하는 술수를 모조리 금지시켜 서울에서부터 시작하여 사방에 전파되게 하면, 호걸의 선비는 말할 것 없고 일반 백성도 분발하여 일어나는 자가 있을 것입니다.
세째, 어진 인재를 구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지금의 선비들이 과거에만 힘쓰고 실지 행실에는 힘쓰지 않는 까닭은 염치(廉恥)가 모두 없어져서 얻고 잃는 것만을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부귀(富貴)란 누구나 소유하고자 하는 것인데 만일 구하는 자는 얻고 구하지 않는 자는 얻지 못할 것 같으면, 도(道)를 품고 재주를 지닌 선비가 있더라도 끝내 현양(顯揚)할 길이 없고, 의리에 어둡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무리는 거의 다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지성으로 어진이를 구하여 천직(天職)을 같이 다스릴 것을 생각하시어 숨은 현명한 사람을 등용하지 못할까를 염려하소서. 조급히 승진하려는 자를 억제하고 청렴하여 물러나려는 자를 들어 쓰며, 과거 이외에 별도로 현량(賢良)을 구하고 사방에 하교하여 유일(遺逸)을 찾아내서 그 재주와 행실에 따라 벼슬을 주시고, 문음(門蔭)의 선비라 할지라도 반드시 훌륭하다는 명성을 한 가지라도 얻은 연후에야 벼슬을 내리시며, 뇌물을 가지고 간청하는 일이 다시는 행해지지 않도록 끊으소서. 대체로 이와 같이 한다면, 선비들은 함부로 벼슬에 나오는 것을 부끄러워할 줄 알게 되고, 조정에는 ‘뇌물로 잘된 사람’이라는 조롱이 없어질 것이며, 보석을 궤 속에 간직하고 좋은 값을 기다리듯 하는 숨은 선비도 세상에 나와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3. 백성을 편안케 하여 나라의 근본을 튼튼하게 한다는 것. 임금은 나라에 의지하고 나라는 백성에게 의지하는 것이니, 임금이 다스림의 근본을 세우는 것은 백성에게 표준(表準)이 되게 하고자 함이며, 조정을 맑게 하는 것은 백성에게 어진 정사를 베풀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백성을 편안케 하는 것을 다음으로 하는 것인데, 그 요목(要目)이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백성의 폐막(弊?)을 물을 것이며, 둘째는 일족(一族)에게 너그럽게 할 것이며, 세째는 외관(外官)을 잘 선발할 것이요, 네째는 옥송(獄訟)을 공평하게 처리할 것입니다.
첫째, 백성의 폐막을 물을 것은 이렇습니다. 근년 이래로 정치가 문란하고 관리가 가혹하여 세금은 많고 공역(公役)은 잦은 데다가 흉년이 거듭 들고 전염병은 계속 발생하여, 장정들은 사방으로 흩어지고 약한 자는 죽어 도랑이나 골짜기를 메우며, 아우성치는 백성들은 나무에 걸린 수초(水草)같이 메말라서 온 고을이 텅 비었고 밭과 들이 황무지가 되어 백리를 가도록 밥짓는 연기를 볼 수 없는 곳도 있으니, 정상이 비참하고 황량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합니다.
전하께서는 구중 궁궐에 깊이 계시면서 백성들의 폐해에 대하여 대강만 들으셨을 뿐이니, 거꾸로 매달린 것과 같은 백성들의 고통이 이 지경이 된 것을 실지로 알 수 있겠습니까.
지금 백성의 힘으로 따져 본다면 비록 정상적인 세금만 바치게 하더라도 지탱할 수도 없어 결국에 가서는 극도로 곤란하게 되어 난리를 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적미(赤眉)와 황건적(黃巾賊)이 어찌 천성이 반역을 좋아해서였겠습니까. 그들도 모두 양민으로서 도탄(塗炭) 같은 세상을 견디지 못한 자들일 뿐입니다. 이런 점까지 말을 하게 되니 참으로 통곡할 일입니다.
지금 구제하지 않으면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오늘날 유사(有司)들은 경비가 부족한 것만 걱정하고 백성의 능력은 생각지도 않아, 비록 폐단을 진달하는 상소가 있어도 으레 방계(防啓)하는 것을 상규(常規)로 삼으며, 대신도 멀리 염려하고 깊이 근심하여 반드시 백성을 살리려고 하는 계책을 아뢰지 않고, 지쳐 병든 백성을 익히 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버려 두고 감히 한 가지 계책도 세우지 않으면서 ‘공진(貢進)하는 것만은 빠뜨릴 수가 없다.’고만 합니다.
아아, 만일 곤궁한 백성이 반역하는 백성으로 바뀌게 된다면, 공진하는 물건을 어디에서 받아내어 빠뜨리지 않도록 하겠습니까. 사리와 형세가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바로 지금의 급무로는, 위아래가 한마음으로 큰 계책을 강구하여 위를 덜어 아래에 보태어 나라의 근본을 편안하게 하도록 힘쓰는 것만이 최상책입니다.
지금의 온갖 폐단을 고루 다 알기가 어려우니 전하께서는 특별히 구언(求言)하는 분부를 내리시고, 거리낌없이 말할 수 있는 문호를 활짝 열어 위로는 조정으로부터 아래로는 서민의 습속에까지, 안으로는 서울로부터 밖으로는 먼 지역에까지 모두 각기 시국의 폐단에 대하여 진달하되 그 실정을 다 말하는 데 힘쓰도록 하고, 상소한 것이 모이거든 해조로 하여금 관례대로 회계하도록만 하지 마시고 널리 조정의 의논을 모아서 상의하여 채택하도록 하되, 만일 그 말이 절실하고 정직하여 시국의 병폐에 적중하거든 곧바로 정사에 반영하여 빈말이 되지 않도록 하고, 혹 논의가 통달하고 학식이 경세제민(經世濟民)에 능통한 자가 있거든 그의 제언도 받아들이고 사람도 벼슬을 시키며, 비록 말이 외람되고 잗달아서 보잘것이 없고 거리낌 없이 저촉하는 자도 내버려두고 죄를 묻지 마소서.
대체로 이와 같이 한다면, 온 나라 사람의 보고 들음이 한 사람3039) 의 총명으로 되어 쌓인 폐단을 제거할 수 있어 백성의 노고를 종식시키게 될 것입니다.
둘째, 일족에서 너그럽게 할 것은 이렇습니다. 백성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그 생계를 보전하지 못하는 것은 일족에 대한 연좌법(連坐法) 때문이며, 백성들이 죽어가는 것을 수령들이 가만히 서서 보고도 손을 쓰지 못하는 것도 일족에 대한 법 때문입니다.
일족이 침해를 당하는 고통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수군(水軍)·육군(陸軍)이 태반이나 차지 않고 다만 형식뿐인 명부만 있는데, 또 여외 정병(旅外正兵)을 설치하여 수자리할 때가 되면 군적(軍籍)을 조사하여 수자리에 나아가도록 독촉하는데, 본인이 없으면 가포(價布)를 내게 하니, 이것이 첫째요, 각사(各司)의 선상(選上)이 신역 대신 가포를 징수하는데, 혹은 임시로 설치한 관사로 인하여 혹은 일시적인 부역으로 인하여 수효가 늘어나므로 민호(民戶)는 점점 줄어들고 선상은 점점 늘어나서 분징(分徵)하는 고통을 겪지 않는 백성이 없으니, 이것이 둘째요, 오래된 진전(陳田)을 세금을 감면하지 않기 때문에 떠돌아다니느라 절호(絶戶)가 되고 따라서 초목이 무성하여 숲이 되었어도 반드시 일족과 절린에게 징수하므로 경작하여 수확하는 땅과 조금도 차등이 없게 하니, 이것이 세째입니다.
이 세 가지 폐단이 백성을 구렁텅이에 끌어넣는 큰 걱정거리인데도 조정에서는 감히 경장(更張)하지 못하고 수령도 감히 진달하지 못하여 그 괴로움이 일족의 일족, 절린의 절린에까지 미쳐서 그 형세가 반드시 온 나라 백성이 모두 도망하게 되고 온 나라의 전지가 모두 황폐하게 되고야 말 것입니다.
비록 조정이 맑아지고 정치가 잘 다스려지더라도 이러한 근심을 제거하지 않으면 백성이 다 흩어질 것이니, 나라가 무엇에 의지하겠습니까. 신들의 의견으로는, 여외 정병을 없애고 그 실지 호수(戶數)를 가려서 정군(正軍)에 보충하면 첫째 근심을 없앨 수 있고, 각사의 선상은 《대전》 에 정해 놓은 액수만을 남기고 그 나머지는 모두 없애버리면 둘째 근심을 없앨 수 있고, 진전에 대해서는 백성을 모집하여 경작하게 하여 경작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세째 근심을 없앨 수 있을 듯합니다.
대체로 선상을 견감시키는 것은, 국가의 용도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니, 참으로 사(私)를 앞세우고 공(公)을 뒤로하는 자가 아니면 감히 뜻을 달리할 자가 없을 것입니다.
만일 여외 정병을 없앨 것 같으면 의논하는 자들이 반드시 방비가 튼튼하지 못하다 할 것이요, 진전(陳田)에 대한 세금을 감면할 것 같으면 의논하는 자들이 반드시 나라의 창고가 넉넉하지 못하다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말은 옳은 것 같으나 실은 그릇된 것입니다. 지금 수군이나 육군으로 변방에서 창을 잡고 있는 자는 몇 명 안되고 그 나머지는 모두 변장에게 가포를 바칩니다.
남아 있는 자는 입역시킬 수 있지만 도망한 자에게는 일족에게 분징할 수 밖에 없으니 그 형세가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여외 정병을 감하는 것은 가포를 감하는 것일 뿐, 방비의 허실(虛實)에는 아예 처음부터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군사라는 것은 정예롭지 못한 것이 걱정이지, 수효가 적은 것은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나라가 만일 부강하고 번성한다면, 백성이 모두 군사인데 어찌 군사 없는 것을 걱정하겠습니까.
그리고 진전에 세금을 징수하지 않으면, 세입(稅入)이 전보다는 감소되어 국고나 약간 넉넉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지금 황무지가 되어 버린 비옥한 땅을 다시 일궈 경작하는 백성이 있으면 겨우 몇 이랑의 땅만 일궈도 곧바로 백결(百結)에 대한 세금으로 독촉하기 때문에 쟁기를 메고 쳐다보기만 할 뿐 감히 개간을 하지 못하니, 이 때문에 진전이 점점 많아져서 눈에 보이는 곳이 모두 황량할 뿐입니다.
이제 만일 개간하는 만큼만 세금을 징수한다면, 생업이 없는 백성들이 다투어 와서 개간하여 10년도 못가서 복구될 것이며 민생들은 굶주림을 면하게 될 것이니 국가의 경비가 잠시는 군색할지라도 영원히 풍부하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나라는 비록 저축이 적더라도 백성은 부유하게 될 것이니, 백성이 유족한데 임금이 누구와 함께 부족하다 하겠습니까. 전하께서는 이 세 가지 폐단을 대신에게 물으시고 해사(該司)에 의논하시어 법도를 개혁하여 고질병을 고치시면, 성명(聖明)의 차마 못하는 마음을 미루어 이룰 수 있으며 백성은 도탄의 괴로움을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세째, 외관을 잘 선발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민생이 잘사느냐 못사느냐 하는 것은 그 지방의 수령에게 달려 있고, 군액(軍額)이 충실한가 비었는가 하는 것은 변장에게 달려 있으며, 수령을 내쫓거나 올려 쓰는 것은 감사(監司)에게 달려 있는 것입니다.
수령이 적임자가 아니면 뇌물을 가져다 권귀(權貴)에게 아첨하여 자기만 살찌우고 백성은 못살게 할 것이며, 변장이 적임자가 아니면 군졸들에게 걸태질하고 무비(武備)를 망칠 것이며, 감사가 적임자가 아니면 은혜와 원수 갚기에만 힘쓰고 백성의 실정은 살피지 아니할 것이니, 이같이 한다면 성군(聖君)과 현상(賢相)이 날마다 치도를 강구하더라도 혜택이 아래에 미치지 못하고 교화가 외방에까지 미치지 못하여 결국은 나라를 다스릴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강직하고 명민하며 인후(仁厚)하여 한 방면(方面)을 맡길 만한 사람을 특별히 가려 감사로 삼아서, 정사를 잘한 수령은 올려 쓰고 잘못한 수령은 내쫓아 백성을 보호하여 정치를 잘하도록 책임지우되, 수령에 대한 전최(殿最)가 공변되지 않고 기록할 만한 치적이 없을 경우에는 견책과 벌을 분명하게 내리고 등용하지 말게 하소서.
또 조정 신하들에게 수령이 될 만한 사람을 각기 천거하도록 하여, 반드시 청렴하고 능력있으며 충성스럽고 너그러운 자를 가려 지방의 수령으로 삼아서, 잔폐된 것을 소복시켜 백성들에게 환심을 얻도록 책임지우되, 정사를 게을리하거나 백성에게 잔학한 행위를 한 자는 중죄(重罪)로 다스리고 천거한 자까지 아울러 치죄하소서. 진포(鎭浦)의 장수도 재략(才略)과 조행이 있는 자를 공정한 방법으로 선발하고 재물의 다소를 보아 고하(高下)를 정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석서(碩鼠)는 자취를 감추고3040) 금성(金城)과 탕지(湯池)처럼 수비가 든든해져서 백성들이 비로소 생업을 즐겁게 여기며 복구할 희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네째, 옥송(獄訟)을 공평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이렇습니다. 지금의 옥송을 다스리는 관원이 대부분 적임자가 아니라서 뇌물에 유혹되고 권귀(權貴)를 두려워하여 사리의 곡직은 분별하지 않고 세력의 강약만 보기 때문에, 요로(要路)에 있는 자는 기세를 부리고 무단(武斷)하려는 무리들은 요인(要人)에게 붙어서 공공연하게 겁탈하여도 백성들이 감히 항거하지 못하고 심지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자도 불문에 부치고 살인한 자도 죽이지 않아서 원망하고 분노하는 기운이 하늘에까지 사무칩니다.
대개 한 여인이 원통함을 품어도 3년이나 가물고 한 지아비가 비통함을 지녀도 5월에 서리가 내린다는데 더구나 이제 나라 안에 원통함을 품고 비통함을 지닌 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도 없을 정도이니 어찌 천지의 화기(和氣)를 손상하여 수재(水災)나 한재(旱災)를 부르지 않겠습니까.
전하께서는 내외(內外)의 신하를 엄하게 신칙하여 구습에 물든 오류를 모두 씻고 진달하는 말을 밝게 살펴 판결을 공평하게 하여, 고독한 사람에게 잔학하게 하지 말고 부귀한 사람을 두둔하지 말아서 오형(五刑)을 잘 닦아서 오교(五敎)를 돕도록 하되, 혹시라도 예전과 같이 사정(私情)에 따라 일을 처리하여 비루하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은 자가 있으면, 탐장죄(貪贓罪)로 다스려서 많은 불법(不法)이 나올 수 있는 문을 영구히 막으소서.
대체로 이와 같이 한다면, 많은 신하들은 한 사람이라도 정치를 범하여 사사로운 욕심을 따르는 일이 없어서 형벌이 없는 정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체로 이 세 가지 일이 말은 비록 천근(淺近)하지만 효험은 반드시 오래도록 갈 것입니다. 만일 전하께서 밝은 감식으로 특별히 조목조목 깊게 생각하시어 게을리하지 않고 힘써 행하시면 태평성대를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경(詩經)》 에 이르기를 ‘하늘이 흐리고 비가 내리기 전에 저 뽕나무 뿌리를 주워다가 집단속 잘해 놓으면, 이제 아래의 백성들이 혹시라도 나를 업신여기랴.’ 하였으며, 맹자(孟子) 가 말하기를 ‘국가가 큰 일이 없을 때 정사와 형벌을 잘 다스려 놓으면, 아무리 큰 나라일지라도 반드시 두려워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다행히 지금 성명(聖明)께서 위에 계시고, 조정에는 하늘을 움직이는 간사한 언월(偃月)이 없으며, 3041) 나라 안에는 여좌(閭左)의 수자리하는 군졸의 변이 없고, 3042) 변방에는 호(鎬)와 방(方)을 침범하는 도적이 없으니, 3043) 지금은 그래도 훌륭한 정치를 할 만 하지만 조금만 늦어지면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조종(祖宗)께서 물려주신 왕업이 이렇게 소중하고 황천(皇天)이 경계하여 알려주시는 인자함이 저와 같이 현저한데, 정사도 전하의 정사이며 백성도 전하의 백성인 것을 누가 막는다고 다스리지 못하겠습니까.
아, 법도에 맞는 말은 따라야 하나 잘못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고 유순한 말은 기쁘기는 하나 되새겨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전하께서 따르되 고치지 않으시고 기뻐하되 되새겨 보시지 않으시어, 신들이 애타게 드리는 이 중요한 말들을 형식적으로만 들으신다면 만백성의 커다란 희망이 여기서 끊어지고 말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더욱 성념(聖念)을 극진히 하소서.”【정언(正言) 이이(李珥) 가 지은 것이다.】하니, 답하기를, “이 상소의 뜻을 보니 올바른 논의라 하겠다. 내가 비록 불민하지만 어찌 가납(嘉納)하지 않겠는가. 다만 시대는 고금이 다르지만 일은 안정이 중요한 것이다.
정령(政令)은 의당 위에서 나와야 하니 모든 일은 내가 재량하여 처리하는 데 달렸다. 시행해야 할 조목을 대신과 해조(該曹)가 상의하여 선처하도록 하라. 나도 유념하겠다.”하고, 이어서 정원에 전교하기를, “이 상소를 대신과 각 해조가 자세히 의논하여 아뢰라.”하였다./
【태백산사고본】 20책 32권 70장 B면/ 【영인본】 21책 91면/ 【분류】 *가족-친족(親族) / *사법-재판(裁判) / *인사-관리(管理) / *정론-정론(政論) / *왕실-경연(經筵) / *구휼(救恤) / *재정-전세(田稅) / *재정-역(役) / *군사-군역(軍役) / *호구-이동(移動)/
[註 3038]삼대(三代) : 하(夏)·은(殷)·주(周). ☞ / [註 3039]한 사람 : 임금. ☞ / [註 3040]석서(碩鼠)는 자취를 감추고 : 백성에게 탐잔(貪殘)의 정치를 하는 관리를 큰쥐[碩鼠]로 비유한 것으로서, 가렴 주구하는 관리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는 뜻임. 《시경(詩經)》 위풍(魏風) 석서(碩鼠). ☞ /
[註 3041]하늘을 움직이는 간사한 언월(偃月)이 없으며, : 언월(偃月)은 반달[弦月]을 말한 것으로, 골상(骨相)에서 여자의 이마가 반달 모양으로 생겼으면 천자나 제후의 왕비가 될 매우 귀한 상이라 하였다. 《전국책(戰國策)》 중산(中山), 《후한서(後漢書)》 양후기(梁后紀) 여기서는 임금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간사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 /
[註 3042]여좌(閭左)의 수자리하는 군졸의 변이 없고, : 여좌는 부역(賦役)을 면제받는 여문(閭門)의 왼 편에 살던 백성을 말한다. 시황(始皇)이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 세금을 3분의 2로 올려 받고, 나중에는 여좌의 백성들까지 동원하여 수자리를 살게 하였는데, 결국 얼마 안 되어 나라가 망하였다. 《한서(漢書)》 권24 식화지(食貨志) 여기서는 높은 세금을 받고 가난한 백성을 징발하여 국력이 쇠잔해지는 변이 없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 / [註 3043]호(鎬)와 방(方)을 침범하는 도적이 없으니, : 외적의 침입이 없어진다는 뜻. 주(周)나라가 약해지자 오랑캐[??]가 호(鎬)와 방(方)에까지 침범했던 고사. 《시경(詩經)》 소아(小雅) 6월(六月). ☞(history.go.k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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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2019.02.12



